코코아값 '사상 최고'…초콜릿 가격도 오르나

입력 2024-03-10 17:40   수정 2024-03-11 01:18

식품 물가의 고공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초콜릿 가격까지 오를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초콜릿의 주된 원료인 코코아 선물 가격이 최근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화이트데이를 앞두고 초콜릿, 디저트 수요가 커진 가운데 식품업계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10일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미국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지난 주말 코코아 선물 가격(5월 인도분)은 t당 6396달러를 기록했다. 한 달 전보다 10.2%, 연초 대비 49.6% 상승했다. 코코아 선물 가격은 지난 4일 t당 6586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코코아 가격 급등은 원료가 되는 카카오 생산량이 큰 폭으로 감소한 영향이다. 전 세계 카카오의 약 70%는 가나 코트디부아르 나이지리아 카메룬 등 4개국이 공급한다. 이들 국가는 그동안 값싼 아동 노동에 의존, 싼 가격에 카카오를 대량 공급해왔다. 다른 글로벌 작물과 달리 카카오는 대량 생산 체계를 구축하지 못했고, 산지 다양화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가나 등 서아프리카 주요 재배지에 엘니뇨와 병충해가 덮쳐 카카오 생산량이 크게 감소했다. 여기에 중국 인도 등에서 초콜릿, 코코아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도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했다.

코코아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련 업계에선 예상하고 있다. 주된 산지인 서아프리카 지역의 카카오 농부들이 종자를 개량하거나 비료, 약을 쓸 여력이 없어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 씨앗이 나무로 자라 열매를 맺기까지는 5년이 걸린다. 공급 정상화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의미다. 블룸버그는 최근 “싼 초콜릿 시대는 끝났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국내 식품업계는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수개월치 원료를 미리 수매해 두지만 재고가 바닥을 보이면서 원가 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나 초콜릿’을 생산, 판매하는 국내 초콜릿 시장 점유율 1위인 롯데웰푸드는 수급처 다변화를 검토 중이다. 롯데웰푸드는 가나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빈을 가나에서 수입해 생산하고 있다. 오리온은 초콜릿 ‘투유’ ‘초코파이’ 등 일부 제품에 코코아 원료가 들어간다. 오리온 관계자는 “현재 가격 인상 계획은 없지만 대응 방안을 찾고 있다”고 했다.

음료, 베이커리 등을 취급하는 식품업체들도 코코아 가격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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